로컬푸잉과 사귀면서 겪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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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로컬푸잉과 사귀면서 겪는 일들 1편

당신은 항상 태국을 꿈꿔왔다. 김치년들과 다른 태국 푸잉들의 그 순수한 마음, 그리고 그들과의 뜨거운 하룻밤. 그래서 계획을 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접고 이역만리 태국 땅으로 떠나겠다고 그리고 그 곳에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로컬 푸잉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자, 여기 그 길을 앞서간 이가 그들에게 고하노니…

1.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이다.

태국여자는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그동안 각종 밤문화 카페들이 혹은 동갤러들의 씨부림이 만들어 놓은 이미지가 가장 클 수도 있다. 어차피 동갤러들이 태국에 관한 경제기사나 연구논문을 많이 읽을 사람은 없는거고, 또 그런 자료들을 다루는 사람들이라고 제대로 푸잉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푸잉은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지만 가장 중요하게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계급이다. 태국사회에서 이 푸잉이 어떤 계급에 속하는가. 그리고 그 계급에 따라서 당신의 공략법이나 자세등이 달라질 수도 있다.

먼저 당신이 꿈꾸는 판타지는 이러하다. 한달에 1만밧 ~ 1만 5천밧 밖에 못 버는 불쌍한 푸잉들에게 밥으로는 그나마 한국보다 싸면서 티좀 낼 수 있는 MK나 여타 샤부샤부를 사주며 밤에 RCA에서는 쿨하게 블랙라벨 정도를 딸 수있는 당신의 경제력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는 한국 대실비 밖에 안되는 5만원 급 호텔에서 끈적한 밤을 보낸 뒤에, “아 그래 이 정도면 에어콘도 없는 자기 집에서 자는 것보다 에어콘 있는 호텔에서 하룻밤 자는 게 지한테도 훨씬 낫겠지” 라며 자위하는 것. 그리고 갈 때에는 200밧 정도 하는 택시비를 아무렇지도 않게 쥐어주며 끝까지 쿨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 물론 디테일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게 전체적인 한국인들 기본 마인드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제 당신이 로컬로 들어왔다고 생각해보자. 먼저 당신은 태국어를 못 한다. 즉, 영어를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야 한다. 그리고 영어가 된다면 그 다음에는 외국인과 잘 수 있다는 오픈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당신이 로컬을 만날 공간이래봐야 클럽, 바 아니겠나? 그렇다면 클럽이나 바에 자주 출몰하는 생활 패턴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로컬푸잉을 사귀겠다는 생각이면 창녀는 싫지 않나?

이 세 가지를 유지하는 푸잉들은 실제로 전체 태국 푸잉 인구의 약 5% 이내가 될 것이다. 한국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주변에서 저런 여자 보기 쉬웠나? 아마 이태원이나 홍대에 가면 몇몇 보여지는 사례들이 있지만 경기도만 가도 저런 사례는 보기 힘들다. 그러니까 대학 졸업을 하고 외국 경험을 가진 채로 전문직에서 일 하거나 외국계 회사에서 일 하는 푸잉 중 한국인에게 우호적인 애들을 추리고 추리면 약 5% 혹은 그 이하가 되는데 이 중에서도 예쁜애를 골라내야 하니 이것도 여간한 일이 아니다. 그렇게 골라내고 골라내보면 그 푸잉들과는 당신이 상상했던 “노블리스 오블리주”적 연애가 힘들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아, 물론 당신 취향이 지방에서 갓 상경한 이마가 툭 튀어나오고 코가 들린 검은 피부의 전형적인 동남아 스타일을 원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들과는 충분히 로컬 푸드와 쏨땀을 먹으며 하루 300밧 이내의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실제로 나도 여러 로컬푸잉들을 만나려 노력해봤는데 가장 즐겨 했던 것이 1) 통로 혹은 에카마이 바 혹은 클럽에서 라인 따기, 2) 쇼핑몰에서 라인 따기, 3) 각종 데이트 사이트 및 어플로 꼬시기 등이다. 그런데 여기서 거르고 걸러 결국 만남을 시도하게 되면 그들은 나를 데리고 루프탑 바에서 1~2천밧의 식사와 칵테일을 즐겼으며, 밥은 무조건 일식, 커피는 스타벅스, 데이트는 프리미엄 몰 등에서 주로 했었다. 참고로 난 차가 없었기에 그들의 차를 타고다니는 민망함까지 감수해야 했다. 어쨋든 떡 까지는 성공할 수 있다. 당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호기심도 있을 거고, 외국인이니까 어느 정도 감수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그런 관계를 오래 지속하지는 못한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푸잉이라고 다 같은 푸잉이 아니고, 당신이 이곳에 오기 전에 들었던 태국여자들은 얼마 번다더라, 맥도날드만 사줘도 바로 넘어 오더라, 에어콘만 있어도 꼬실 수 있다는 등의 유언비어에 속아나지 말라는 것이다. 진심으로 로컬 푸잉하고 만나서 관계를 지속하려면 먼저 당신이 만날 수 있는 여자 풀을 잘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당신의 생각만큼 가난하지도 않고, 싸구려 로컬푸드에 감동하지도 않으며, 자국에서 낙오하고 넘어와 푸잉이나 후리고 다니려는 당신에게 어떠한 자비심도 없다.

1부는 여기까지. 반응 좋으면 2부 간다.

3줄 요약

1. 태국은

2. 필리핀이

3. 아니다

[연재] 로컬푸잉과 사귀면서 겪는 일들 2편

당신은 항상 태국을 꿈꿔왔다. 김치년들과 다른 태국 푸잉들의 그 순수한 마음, 그리고 그들과의 뜨거운 하룻밤. 그래서 계획을 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접고 이역만리 태국 땅으로 떠나겠다고 그리고 그 곳에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로컬 푸잉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자, 여기 그 길을 앞서간 이가 그들에게 고하노니…

2. 로컬푸잉에게 당신은 첫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

내가 만났던 한 로컬푸잉이 있었다. 영어도 잘 하고,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었다. 나이는 24살로 어렸지만 2000cc급 차도 있었고 집도 있어서 렌트를 주고 월세도 받아먹고 살았다. 나랑 유머 코드도 잘 맞고 속궁합도 잘 맞아서 뭐 하나 부족할 게 없었지만 꼭 하나 단점이 있다면 항상 주변에 한국인들이 꼬인다는 것이었다.

1부에서도 언급했지만 한국인들이 만날 수 있는 로컬푸잉이라는 게 클럽, 바, 어플이 끝이다. 그러면 풀이 확 좁아지는데 이 좁아진 풀에서도 어느 정도 와꾸가 되는 푸잉들은 자연스럽게 나 외에도 수많은 한국인들이 이런 저런 인연의 실타래로 꼬여있기 마련이다. 엑스 보이 프렌드, 엑스 보이 프렌드의 프렌드, 프렌드의 보이 프렌드, 어플로 만난 프렌드. 셀 수가 없다. 이게 상당히 스트레스 받는 게 얘네는 한국처럼 구속하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프렌드!”라 하면 뭐라 제지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프렌드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한데 한인식당 사장, 관광가이드, 방콕 주재원, 주식하며 눌러앉은 아재들까지 애어른 할 것 없이 광범위하고 다양한 계층이었다. 물론 여행객들도 존재한다. 한국에서 어플로 꼬셔서 어떻게든 방콕에서 공떡을 쳐보려고 “나 며칠날 도착해 그날 만날 수 있지?”, “지금 파티하고 있는데 올래?”, “나 졸라 좋은 호텔이고 위스키 있는데 만나자” 등등 뭐 각양각색이었다. 물론 푸잉이 알아서 차단해주면 고맙겠지만, 푸잉은 절대 오는 남자 막지 않는다.

태국에 처음 도착했을 당시 나는 어학원에서 태국어를 공부하던 학생 신분이었는데, 가장 부러웠던 것은 돈도 젊음도 아닌 태국어로 꼬시는 한국인들이었다. 한국에서 여행오는 어중이 떠중이야 그냥 쌩까면 알아서 조용해지니 걱정이 없었지만 이미 태국에 몇 년씩 살면서 네트워크를 쌓아온 이들은 나름 태국에서 정착하며 영향력을 펼치고 있었는데 깊숙이 들어가보면 친구의 친구 등으로 얽혀 있어서 참 떼어내기 곤란한 녀석들이었다. 또한 태국어로 씨부리니 뭐라 알아들을 수도 없었는데 태국어로 그놈들과 내 푸잉의 전화가 5분 이상 길어지면 대화내용을 알아듣지 못하는 나는 푸잉의 표정변화를 살피며 똥줄이 타고,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영어 커뮤니케이션이 된다고 하더라도 태국인의 미세한 감정선과 태국 특유의 억양에서 흘러나오는 친근감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다름아닌 푸잉의 친구들이다. 로컬푸잉의 잘 놀던 친구 3명이 있었다. 그 중 2명은 싱글이었는데 얼굴이 그리 못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얘네들이 항상 그렇게 한국인을 좋아했다. 물론 당시 푸잉도 한국을 좋아했으니까 나를 만났겠지만 이들과 주로 주말마다 클럽을 갔는데 갈 때마다 친구 푸잉 2명이 한국인을 찾아 혈안이 되어 있었다. 주로 가던 곳은 루트66였고, 거기에서도 직성이 안 풀리면 내 푸잉까지 스독으로 유도하곤 했는데 내가 그렇게 말려도 친구들이 가면 꼭 따라가는 푸잉들 특성 때문에 나도 몇 번이고 가서 구출(?)해온 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왜 갔냐고 다그치면 “나 친구들 take care 해야 돼” 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는데, 뭐 딱봐도 나보다 나은 한국인 찾아보겠다는 심보 아니겠나.

가장 짜증나는 존재는 아무래도 엑스 보이프렌드, 즉 전남친이다. 나도 한국인이고 그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의 콩이 커 보여 밥그릇 바꿔봤더니 원래 내 밥이 맛있던 것 아니겠나. 그럴 땐 한국인들 꼭 술먹고 전여친한테 전화하게 되는데 이 짓을 태국에서도 똑같이 반복하고 있으니 바톤터치한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이 아닐 수가 없었다. 푸잉들이 원체 연락을 잘 받아주다 보니 다시 만 나 익숙한 하룻밤을 보낼수도 있다는 일말이 희망이었다. 여기서도 강조하고 싶은데 메너는 지키자, 좀.

한 번은 내가 만났던 푸잉 중 까올리와 2년간 동거한 애가 있었는데 헤어지고 얼마 안 되서 나를 만나게 됐다. 내가 그 푸잉을 만나는 약 6개월 동안 매일매일 전화하는 그 한국인을 보면서 참 징하다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별 내용도 아니었다. 뭐해? 어디야? 만날래? I miss you~. 뭐 나 몰래 또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던가, 불교국가인 태국에서 푸잉들은 이런 점에서 상당히 오픈 되어 있고, 한 번 맺은 인연을 쉽게 끊지 못했던 것 같다.

마무리하면서, 괜찮은 로컬푸잉을 만나려면 꼭 기억하자. 당신은 푸잉의 첫 한국인이 아니다. 그녀는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을 겪어왔으며 한국인들과 인연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순리처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가장 좋다. 불교에서 모든 것은 돌고 돈다.

3줄 요약

1. 헤어졌음

2. 전화 하지마

3. ex들아!

추천 안 주냐?

[연재] 로컬푸잉과 사귀면서 겪는 일들 3편

당신은 항상 태국을 꿈꿔왔다. 김치년들과 다른 태국 푸잉들의 그 순수한 마음, 그리고 그들과의 뜨거운 하룻밤. 그래서 계획을 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접고 이역만리 태국 땅으로 떠나겠다고 그리고 그 곳에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로컬 푸잉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자, 여기 그 길을 앞서간 이가 그들에게 고하노니…

3. 로컬푸잉을 안정적으로 사귀기 위한 경제적 조건

한국인들 중에 태국에 오고싶어 하는 연령대는 정확히 말해서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가 가장 많다고 보면 된다. 이 세대는 그야말로 한국사회에서 가장 아픈 청춘임과 동시에 꼰대와 개념종범 사이에 낀 샌드위치 세대이기도 하며 취업, 결혼 등 압박은 가장 많이 받지만 장기불황과 남녀성비 비대칭으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는 세대다. 그래서 이들은 사회에 풀리지 않는 불만을 품고살며 일베, 오유 등의 커뮤니티의 주류세력으로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키보드로만 불만을 배출하는 것에 오랜시간 익숙해진 세대라고 볼 수 있다. 적극적인 저항의 의지는 없다. 이들의 불만을 표상화시켜줄 방법론이 빨간띠를 둘러매고 죽창으로 의경을 찔러대는 방식은 아니다. 이들은 그런 행위들이 상당히 낡았다고 생각하며, 무언가 새로운 방식을 찾아 헤메왔다. 그리고 그들이 찾은 답은 단 한 가지. 바로 ‘탈출’이다!

그렇다며 왜 태국인가? 사실 나도 그랬고, 여기 동갤러 대부분도 그럴 것이고, 저기 스테이타이나 태사랑 등에서 고고한 척 글을 남겨대는 수많은 한국 남자들의 목적은 단 하나다. “푸잉”. 솔직히 태국음식이나 태국문화 등은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 싼 물가와 싼 푸잉들. 그 특유의 B급 정서도 좋고, 쉽게 몸을 나눈 뒤에 느껴지는 후진국 특유의 순수함도 좋았을 것이다. 뭐 구구절절 나열하기에도 끝은 없지만 어찌되었든 답은 “여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계속 강조했듯이 당신이 상상하는 찢어지게 가난한 속에서 한국인을 만나 희망을 찾아가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푸잉은 없다. 그런 푸잉을 찾는다면 커다란 베낭을 메고 이싼 지방을 전전하며 원석을 찾는다는 심마니의 마음으로 찾아보길 바란다. 한국보다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가진 방콕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그래도 급에 맞는 푸잉은 적어도 한 달에 3만 밧 이상씩을 ‘월급으로’ 벌며, 사이드 잡으로 3만 밧 이상을 ‘인마이포켓’으로 챙기고 있을 것이다. 이들의 소비성향은 실로 어마어마한데 한 달에 보통 5만 밧 이상을 쓰고, 4번 이상 파티에 가며, 1번 이상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간다. 1년에 한 두번은 휴가를 모아 해외를 다녀오는데 한국인을 좋아하는 푸잉이라면 벌써 두 세번은 한국을 방문해 타임라인이 딸기농장과 남이섬 사진으로 장식되어 있을 것이다.

이들은 쇼핑하길 좋아하고, 보여주길 좋아한다. 태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명품은 샤넬이다. 알파벳C가 등지고 겹쳐있는 문양을 어디에든 달고 다니길 좋아하며, 꼭 사진에는 우연치 않게 찍힌듯이 그 문양을 내비친다. 이들은 납짱이나 버스 등 서민 교통수단을 싫어한다. 트래픽이 심한 시간대에는 MRT나 BTS를 가끔 타긴 하지만 보통은 자기차를 몰고다니며 차가 없는 푸잉이라면 아마 택시를 탈 것이다. 이들은 절대 스트릿 푸드를 먹지 않는다. 정말 최대한 양보하더라도 큰 쇼핑몰의 푸드코트 정도이며 100밧 정도가 인정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한끼의 마지노선이다.

이런 로컬 푸잉을 만나다는 가정 하에 기초적인 경제적 조건을 따져보자. 당신은 고작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의 한국 평범한 젊은이다. 직장생활을 했든 어디가서 폰팔이를 했든 유동자산은 1억을 넘지 않는다. 그래도 적당히 쓰면 몇 년은 버티겠지 하는 생각으로 방콕에 도착했다. 콘도를 구하다보니 그래도 깜이 있지 내가 놀던 스쿰빗이나 팔람까오 근처에 잡아야 클럽에서 꼬시기도 유용하고 멀리 사는 푸잉과도 약속 잡기에 용이할 것 같다. 알아보니 원베드룸으로 가장 싸게 나온 콘도가 월세 15,000밧이란다. 한화로 약 52만원, 1년에 600만원 남짓한 돈인데 그래도 이 정도는 살아야지라는 생각으로 계약서에 싸인을 휘갈긴다.

와서 있다보니 굳이 할 게 없다. 종전에 알던 형님들이나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이 그래도 멤버 출입증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티켓을 끊길 권장한다. 멤버도 다니고, 종전에 알던 푸잉들도 만나고, 마사지도 받고, 혼자 나가서 방콕의 밤을 즐겨도 보고, 집 앞에서 싸구려 음식들에 맥주를 들이키기도 했다. 그렇게 1주일이 지나니 뭔지 모를 허망감이 밀려온다. 정말로 나를 케어해주는 로컬 푸잉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몰도 가보고 카페도 가보고 여기저기 핫하다는 플레이스는 가보지만 막상 콧대높은 여자들한테 자연스럽게 라인을 따기는 쉽지 않다. ‘나도 많이 늙었나?’라는 생각이 들때 쯤 당신은 ‘내가 여기까지 와서 무시당해야 하나? 지들이 벌면 얼마나 번다고?”라는 생각으로 멤버나 물집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그렇게 1달이 지나고 환전한 금액을 따져보니 약 200~300만원. 나름 아껴쓴다고 밥도 싸구려로 먹고, 옷가지도 안 사고 빈곤하게 산 것 같은데 그 동안 푸잉들 앞에서 쪽팔리지 않으려고 허세부리며 “첵 빈”을 외치던 내 모습과 지갑은 잠시 머물러가는 여인숙처럼 ATM에서 나오자마자 우수수 깨져나가던 천밧짜리 지폐들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그래 첫 달이라 그럴거야’라며 마음을 다잡고 다시 절약 모드에 돌입한다. 밥은 무조건 100밧 이하로, 옷은 필요한 것만 사고, 최대한 택시 타지 말고, 그래 나는 할 수 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나서 환전한 금액을 따져보니 150~200만원. 그렇게 많이 아끼지도 못 했는데 그 동안 연락하던 A급 푸잉들은 모두 떨어져 나가고, B-C급들만 남아서 귀찮게 군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여기까지가 그들의 일반과정이다. 나라면 저렇게 되지 않을텐데. 그러나 그 말을 했던 대부분의 청년들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그리고 나중에 돈 벌어서 다시 오겠다며 1년이 채 되지 않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돌아간 수많은 젊은피들은 다시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고 살고 있으려나? 이들이 방콕에서 실패한 원인을 꼽으라면 나는 아래와 같이 정리하고 싶다.

첫째, 첫 데이트의 다중화. 한국인들은 최대한 많은 여자를 만나는 것을 자랑으로 안다. 내가 방콕에 있는 동안 푸잉 몇 명을 먹었느냐가 그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그렇게 하면 첫 데이트가 많아지는데 첫 데이트에서 항상 많은 비용이 나가게 되어 있다. 보여주기 식이 중요한 이 나라에서는 첫 데이트에서 가장 있어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태국에서도 한 푸잉을 오래 사귀면 자연스럽게 둘이 아끼면서 잘 놀게 되어있다. 그러나 첫 데이트가 많아지면 당연히 초기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항상 초기비용을 베이스로 깔고 가는 것이다.

둘째, 놀이문화의 부재. 20대 후반 ~ 30대 초반 한국인들이 푸잉들과 함께 짜투작 시장 가서 특이한 아이템을 찾아 서로에서 선물하는 재미를 알까? 아유타야나 근처 조용한 절에 가서 기도하는 공감대가 있을까? 함께 재료를 사다가 태국음식, 한국음식을 해먹으며 느끼는 가정적인 데이트를 알까? 한국인들은 무조건 클럽, 바, 섹스. 끝이다. 이러니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셋째, 그래도 한국인인데 문화. 태국과 같이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에서 프리미엄 마켓은 가격이 더 올라간다. 수요가 적으니 원가 채울려면 적은 사람들한테 비싸게 팔아야 하기 때문인데 한국인들은 뭐 하나를 사더라도 꼭 프리미엄으로 그래도 한국인인데, 한국에 비하면 싼데라는 생각으로 소비한다. 나중에 한달 비용 정리해보면 은근히 한국보다 많이 썼다는 걸 깨달으면서 벙찌는 순간이 온다. 여기서 돈을 버는 게 아니라면 적당히 조율해가면서 써라. 나같은 경우는 푸잉 몸에 닿는 것들은 비싸게, 내 몸에 닿는 것들은 싸게라는 인식으로 소비하는데 기본적으로 콘도는 좀 좋은데 살고, 침대보, 조명등, 티슈, 물티슈, 비누, 샤워크림 등은 비싼거. 내 속옷, 티셔츠, 식비, 교통비, 에어콘 등은 최대한 저렴하게 소비한다. 각종 인테리어 및 액자는 짜투작에서 구해오는데 푸잉들 우리집 오면 이뿌다고 난리다.

정리하면서, 이 글을 읽는 한국인들도 가지각색일테니 내가 한달에 얼마가 적정선이라고 말 안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남자가 군대 다녀와서 대학 졸업하고, 2~3년 일해봐야 버는 돈 뻔한데 그 돈으로 방콕에서 깝치다가 로컬푸잉이고 뭐고 그냥 로컬코리안으로 돌아가서 로컬김치녀도 못 만나는 수가 있다는 걸 경고하고 싶었다. 물론 나도 시도해보지 못한 것이긴 한데 태국 오지에 가서 한달 30만원 이하로 쓰면서 진정한 로컬푸잉을 만나겠다는 코리안들은 내가 오히려 한 수 배우고 싶고, 어디까지나 이 글은 방콕에 살면서 중산층 이상의 로컬푸잉을 만난다는 가정 하에 쓴 글임을 주지하기 바란다.

3줄 요약

1. 1년은

2. 버틴다

3. 어떻게든

추천 안 누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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