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11년 차가 들려주는 진짜 러시아 이야기 IV – 마피아와 스킨헤드

 프롤로그

러시아의 전통적 마피아라 할 수 있는 통칭 ‘도둑’들의 세계에서는 문신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 있다.

마피아와 스킨헤드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에 앞서 이 문신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흥미유발을 위해 제시해 보겠다.

점 다섯개 “Четыре вышки и я” : 네 개의 망루와 나  = “Был в заключении” – 감옥에서 형을 살았다.

МИРМеня Исправит Расстрел  : 원래 Мир 의 뜻은세계‘, ‘평화의 의미이지만, 여기에선 숨겨진 뜻이 있는 약어로 쓰임. “총살이 나를 교정할 것이다“. 총살당하기 전에는 절대 착한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의미.

고양이 그림 Символ воров : 도둑들의 심벌

Кот – Коренный Обитатель Тюрьмы : Кот 의 원래 의미는수코양이이지만, 약어로감방 토박이라는 의미임.

ЛАРА – Имя подружки : 라라여자친구 이름

엑스자 표시 세 개  Ходки в зону(судимости) : 감방 경력(전과)

Анархист : 무정부주의자

Круглый сирота – Надейся только на себя : 천애고아오직 자신만을 믿어라

Судим за разбой : 강도죄로 수형

Грабитель-“ленинец” “шеф” – главарь группы экспроприоторов : 강도 -“레닌주의자” “보스” – 약탈단 두목

ПЕГА – Кличка : 뼤가별명

우측 상단에 있는 것을 번역하면,

По старой западной геральдике карточные масти имели следующие значения

: 오랜 서양의 문장학에 따르면 카드의 심벌들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졌다.

Крести -символ меча : 클로버 – 검의 상징

Пики – Символ Копья : 스페이드창의 상징

Черви – Символ щита : 하트방패의 상징

Буби – Символ общественного сословия по какому-либо признаку (воры, грабители, как агрессивно-эксплуататорское сословие предпочитают – крести и пики)

다이아몬드어떠한 특징에 따른 사회계층의 상징(도둑, 강도 등 공격적 착취자 계층은 클로버와 스페이드를 선호한다)

사진 – 러시아 마피아의 묘비

마피아

마피아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에서 발원한 범죄조직으로, 현재는 조직범죄의 통칭처럼 쓰이고 있는 용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통용되는 마피아라는 명칭은 러시아에서도 마찬가지로 사용되고 있는데, 러시아의 마피아는 수많은 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마피아의 개념과는 약간 다르다고 하겠다.

 

앞서 2편의 서두에서 러시아가 마피아 때문에 위험하다며?’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고 언급한 것처럼, 사람들은 러시아 마피아를 마치 미국의 갱단이나 할렘가의 양아치들처럼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러시아에서 생활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위험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실 마피아는 이에 포함되기 어렵다. 특히 유학생이나 관광객 같은 이들은 마피아를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마피아와 좋든 나쁘든 연을 맺기 위해서는 사업을 하거나 이권개입에 해당하는 여타 행위를 해야만 한다.

길가는 외국인이나 학생, 외국인 같은 하찮은(?) 존재들에게 마피아는 관심조차 없다는 얘기다.

 러시아 마피아가 몸에 특정한 문신을 하고 이를 통해 상하의 구분이 이루어지는 형태의 정식마피아도 있지만, 실상 현재 러시아에서 마피아라는 개념은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연적으로 또는 인위적으로 형성된 이익추구집단같은 것이다.

그러니 우리나라의 깡패들처럼 상인들을 괴롭히거나 행인을 상대로 겁을 주거나 하는 가벼운 행동들을 하지 않는다. 그런 행위를 하는 이들은 어느 나라에서나 그렇듯 마피아가 아니라 양아치로 구분된다.

앞서 말했듯 러시아의 마피아는 이익추구집단의 개념이기 때문에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폭력조직들이 그러하듯 이들도 시장구조 중 특히 유통분야에 많이 종사(?)한다.

그래서 각 품목별로 마피아들이 존재하는데, 담배유통에 관여하는 담배마피아, 술을 유통하는 술마피아 등 소소한 마피아들이 즐비하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러시아에서 사용하는 마피아라는 개념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각종 단체며 조합들도 모두 마피아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슨 연합회니 연맹이니 노조니 하는 것들이 전부 이익추구집단이기 때문에(비영리단체라는 건 사실 허울뿐인 걸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이들도 러시아식으로는 마피아가 되는 것이다.

고로 경찰마피아도 있고, 정치인마피아도 있으며 상인마피아, 그리고 오일마피아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그들이 관여하는 이익의 규모에 따라 그 마피아의 힘과 규모가 정비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많은 이들이 꿈꾸고 또 죽기 전에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시베리아횡단철도여행의 주요 교통수단인 시베리아 횡단철도에도 마피아가 있다.

철도의 운송사업 자체까지 깊이 파고든 대형 마피아가 있는가 하면, 통관이나 하역 같은 세세한 부분에 관여하는 중형 마피아, 그리고 열차의 차장들로 구성된 마피아도 있다.

여기서 특히 횡단열차의 차장들은 물론 제복을 입은 여성들도 많지만, 때로 남성들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가 보기엔 그냥 준공무원 같은 열차차장인 듯 하지만 그들의 실체를 알고 있는 러시아인들은 차장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시베리아횡단열차가 달리고 있는 동안에 이 차장들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거의 무소불위의 권력자라고 할 수 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A라는 사람이 차장에게 시비를 걸거나 열차 내에서 말썽을 피웠다거나, 여튼 뭔가 사고를 쳤는데 이게 차장 마음에 크게 상처를 줬다고 했을 때, 이 차장은 정말 단순하게 그 범죄자를 처리할 수 있는 게 횡단열차의 구도이다.

그냥 달리는 열차 밖으로 던져버리면 흔적조차 못 찾을 테니 말이다.

9300km의 긴 거리에서 어디에 떨어진 지도 모르고, 겨울이면 눈 속에 파묻혀 버릴 테니 그 사람을 어떻게 찾느냔 말이다. 게다가 눈이라도 녹을라치면 야생동물들이 시신을 싹 청소해 줄 테니 쉽게 말해서 뼈도 못 추리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사라진 승객에 대해서는 열차에서 낙상했다든지,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든지 정도로 얼버무리면 크게 문제 삼을 열정도 이유도 수사기관에게는 없다.

그래서 특히 군인들이 휴가를 가거나 할 때는 열차에 오르자마자 차장이 군기를 잡아버리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TMO처럼 상당히 심적으로 불편한 여행을 하곤 한다.

차장들에게는 1인룸인 차장실이 존재하는데, 이 공간에서 그들은 업무를 보고 취침을 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소중한 공간을 그들은 낭비하지 않는데, 이 공간에 물건을 실어 나르는 소소한 보따리무역을 하는 차장들이 많다. 심지어 내가 직접 본 바에 따르면 블라디보스톡에서 스쿠터를 한 대 실어서 우크라이나로 가져가는 차장도 있었다.

물론 이런 것은 차장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열차마피아의 수익사업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스킨헤드 

러시아의 스킨헤드는 그 기원을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으나, 모스크바 근교에 근거지를 두고 다양한 의식과 훈련을 통해 세력을 넓혀가던 인종차별주의자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KKK같은 인종차별주의자들과는 다르게 이들은 백인종, 황인종, 흑인종과 같은 대분류로 차별을 한다기보다는 슬라브민족이 아닌 모든 이들을 적대시 한다고 생각하면 가장 이해가 빠르겠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서양인에 해당한다고 해서 스킨헤드의 표적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뭔가 뚜렷한 이데올로기의 해석과 구현이 아닌 이들의 행위는 딱히 무엇이다라고 규정할 수가 없어서 더더욱 그 공격적인 행위들의 당위성이 결여되었다고 하겠다.

 

대표적으로 스킨헤드의 공격을 받는 사람들이 구분이 쉬운 흑인과 아시아인인데,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이 가장 대표적인 피해자들에 해당한다.

흑인들의 경우에는 워낙 신체조건이 뛰어난 탓인지 스킨헤드들의 숫자가 월등히 우세하지 않은 경우에는 잘 건드리지 못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격조건이 비교적 왜소한 동양인에 대해서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테러가 가해진다고 보면 된다.

스킨헤드가 공격을 할 때는 대개 단체행동을 하는데, 피해를 당하는 쪽이 여러 명일지라도 맞서 싸우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처음에 시비를 걸 때는 스킨헤드가 서너 명 정도라 해도 싸움이 커지거나 하면 어디서 숨어있다가 나타나는 지도 모르게 여러 명의 스킨헤드가 충원되기 때문이다.

초창기에 이들의 폭력행위는 주먹과 발을 사용하는 신사적(?)인 형태를 띠었지만, 몇 년이 지나면서 흉기를 휘두르는 쪽으로 성향이 바뀌었다.

주로 소리 없이 상대를 해할 수 있는 칼을 많이 사용하는데, 2000년대 초기에 한 지하철 역사에서 일어난 난자 사건은 아직도 회자될 때마다 소름이 돋게 한다.

코카서스(까프까즈) 계통의 한 청년(아마도 그루지야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이 지하철 플랫폼에 서 있었는데, 열차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스킨헤드 너댓명이 내려 플랫폼에 서있는 그 청년을 둘러싸고 순식간에 칼로 난도질을 한 다음 다시 열차에 올라 떠나버렸던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있고 참 많은 외국인들이 지하철 이용을 꺼렸던 기억이 있다.

 

내가 러시아 생활을 하면서 스킨헤드와 접했던 것이 총 세 번이었는데, 살아 남아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천운이라고 여긴다.

첫 번째 만남은 겨울이었는데 눈이 많이 내린 거리에서 10명에게 둘러싸여 린치를 당하게 되었다.

다행히 아직 젊은 시절이어서 몸도 날렵하고 힘도 좋은 덕에 가드를 잘 올리고 있어서 외상이 별로 없었다. 물론 한겨울이라 두꺼운 옷을 입고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되긴 했다.

여튼 10명에게 둘러싸여 주먹과 발로 린치를 당하던 차에 정신을 차리고 스크럼을 짠 무리들 속에 가장 약해 보이는 녀석을 주먹으로 날리면서 그 틈을 뚫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고, 살기 위해 달리는 나의 속도를 그들은 따라잡지 못했다. 이 녀석들은 아직 스무 살도 채 안된 녀석들이었기에 그나마 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거리 부근에서 그 일당들 중 일부인 두서너 명에게 맞아서 피떡이 되어서 응급실에 실려갔던 일본인들도 중국인들도 많았는데, 경찰에 신고를 하고 나니 형사가 어이없게도 넌 왜이리 멀쩡하냐고 묻더라. 구구절절 귀찮아서 태권도 단증 보여주고 휘장 달린 헌병지갑을 보여줬더니 신기하다고 좋아하더라.

 

두 번째 조우(?)는 모스크바의 레닌도서관 근처였다. 레닌도서관은 시내 중심가에 있고 유동인구도 많은 곳이라 스킨헤드의 위험은 없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 오산이었다.

그것도 벌건 대낮에 그런 일을 당할 거라고 감히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나 말이다.

이 때도 다행히 상대가 체격이 나보다 작고 또 술이 좀 많이 취해있는 녀석들이라서 시쳇말로 발차기 몇 번 하고 야시빨로 죽여서 보내버렸다.

그런데 주변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도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 없더라. 그냥 흘깃흘깃 보면서 지나갈 뿐이었다.

 

세 번째로 스킨헤드를 만난 건 최악의 장소였다.

모스크바의 지하철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각각의 차량이 따로 연결되어 차량간의 이동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만약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스킨헤드를 만나도 다른 칸으로 피해갈 수 있을 텐데, 모스크바는 그런 것이 불가능하니 독 안에 든 쥐가 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인 친구와 둘이서 전철을 타고 있었는데 정말 덩치가 나보다 두 배는 됨직한, 삭발한 머리에 칼빵이 무시무시하게 흉터로 자리잡은 두 녀석이 다가서더니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말은 돈을 내놓으라고 하지만, 돈이 목적이 아닌 녀석들이었다. 여차하면 칼이라도 꺼내서 찌를 참이더라. 그런데 갑자기 옆에서 이러한 실랑이 과정을 지켜보던 한 중년의 러시아 아주머니가 그 놈들과 우리의 사이를 막고 서서 그 녀석들을 혼내기 시작했다.

얘들이 뭘 잘못했는데, 너희들은 얘들을 괴롭히는 거냐! 너희 같은 녀석들 때문에 우리나라가 욕을 먹는 거야!”라고 하면서 다음 역에서 그들을 플랫폼으로 밀어내어 버렸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1000분의 1도 안 되는 희귀한 일이다. 나는 이 날 이후 늘 그 아주머니가 신이 내려 보낸 천사라고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살고 있다.

 

여하튼 나 같은 경우는 정말 억세게 운이 좋았던 거고, 일반적인 경우에는 칼에 찔리거나 사망하거나 플랫폼에서 밀쳐져서 기차에 깔려 죽거나, 맞아서 죽거나 장애인이 되거나 하는 경우가 대개이다.

 

스킨헤드가 90년대 후반에 하도 기승을 부리는 통에 각국 대사관들에서는 러시아 정부에 스킨헤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탄원을 보내기도 했는데, 그다지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시민의 희생을 감수하고도 체첸 테러범들과 협상하지 않아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무대뽀적 통치자인 푸틴 대통령이 왜 스킨헤드를 사냥하지 않는가에 대한 이유로 루머일 수도 있지만, 이 스킨헤드 조직이 푸틴이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주었던 것에 기인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쨌든 모스크바에서 활약(?)하던 스킨헤드들은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이슈화가 되자 뻬쩨르부르그 근교로 근거지를 옮겼었다.

이후에 예까쩨린부르그 쪽으로 둥지를 틀었다가 아마도 지금은 모스크바로 돌아오지 않았나 싶다.

 

가끔 듣는 질문 중에 마피아는 스킨헤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것이 있는데, 마피아는 위에서 설명했듯이 이익추구집단이기 때문에 실상 스킨헤드의 횡포로 인해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뜸해지고 그로 인해 외화의 유입이 축소되는 것 때문에 스킨헤드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한번은 모스크바의 한 역사에서 마피아에게 죽도록 맞아서 피를 흘리고 쓰러져있는 스킨헤드를 본 적도 있다.

 

놀랍게도 모스크바의 스킨헤드가 가기를 꺼려하는 지역이 한 곳 있다.

모스크바의 남서부 쪽에 위치한 유고자빠드나야 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루데엔대학교 근처가 바로 그곳이다. 이 대학교는 학생의 대다수가 외국인으로 이루어져 있고,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학을 온 흑인들이 많은 곳이다.

예전에 스킨헤드들이 이 곳에 흑인들을 테러하려고 왔다가 반병신이 되도록 집단 린치를 당하고 간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이 지역에 오는 것을 꺼려하는 편이다.

 

모스크바와 뻬쩨르부르그를 제외한 기타 시베리아나 극동의 도시에서는 스킨헤드를(조직적인) 찾아보기 어렵다.

내가 시베리아에서 생활할 당시는 모스크바에서의 스킨헤드와의 악연이 아직 트라우마로 남아있을 때였는데, 좁은 길을 홀로 걷다가 100미터 전방에서 서너 명의 빡빡머리 청년들이 오는 모습을 보고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었다. 피할 곳도 없고 뒤돌아 가기도 그렇고 해서 나는 주머니 속의 라이터를 주먹으로 꽉 쥐고 소위 한 판 붙을 각오를 하고 천천히 걸음을 떼었다.

그들과의 거리가 면전으로 좁혀졌을 때 나의 몸은 극도로 긴장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깨를 빼며 길을 비켜주며 지나가는 그들을 보고 그 자리에서 멈춰 서 버렸다.

십 년 감수라는 말은 그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싶더라.

러시아의 남성들은 대부분 머리를 밀기 때문에, 빡빡 머리만 보고 스킨헤드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나를 스쳐 지나간 이 친구들은 이발을 한 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더욱 스킨헤드 같은 느낌을 줬을 뿐, 스킨헤드 구분법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스킨헤드가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즐겨 입는 밀리터리 복장이 스킨헤드를 구분하는 가장 뚜렷한 상징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내가 아는 어떤 한국사람은 스킨헤드를 만나면 대응하겠다며 쌍절곤을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했는데, 어느 날 경찰의 불심검문을 당해 흉기소지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사실 경찰도 우리 같은 동양인이나 외국인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흑인을 조롱하고 멸시하는 성향은 러시아의 일반 남성에게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흑인에 대한 이런 태도가 레이시즘 같은 거창한 이유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냥 우리가 어렸을 때 동네나 학급에 조금 덜 떨어진 아이가 있으면 몇몇 나쁜 친구들이 그 아이를 놀리고 괴롭히게 되고, 그 아이를 측은하게 여기던 애들 조차도 소외되기 싫은 마음에 그런 악행에 동참하게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게다.

 

요컨대 스킨헤드를 만나지 않기 위한 왕도가 딱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교통 이용을 줄이고 으슥한 곳을 피하고 밤에 돌아다니지 않으며 3인 이상이 함께 다니도록 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리고 혹시나 스킨헤드를 마주치게 되면 절대 상대의 숫자를 보고 만만하게 보거나 하지 말고 가능하면 재빨리 도망치는 게 상책이다.

잃을 것이 없는 자와의 싸움만큼 지저분하고 승산 없는 대결은 없는 법이다.

 

이 정도면 일게이들의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됐을 거라고 보고 이만 줄인다.

세 줄 요약

1. 러시아 마피아는 깡패라기 보다는 이익추구집단의 개념이 강하다.  

2. 스킨헤드는 만나지 않도록 잘 피해 다녀야 하며, 마주치게 되면 도망이 상책이다.

3. 러시아 이야기는 계속 된다.

1편 링크 http://www.ilbe.com/6864270105

2편 링크 http://www.ilbe.com/6867384727

3편 링크 http://www.ilbe.com/687942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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